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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나왕 케촉 두 예술가의 '영적 만남' [2002년 5월 2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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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가 된 청소부’ 등 명상서적을 번역하고,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낸 류시화와 티벳 출신에 ‘달라이 라마의 평화사상을 전하는 음악법사’로 불리는 명상음악가 나왕 케촉이 1일 오후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전 나왕이 전남 순천시 송광사에서 내한공연을 가졌을 때 류 시인은 그와 대화를 나누며 ‘영적인 친구’로 지내기로 약속했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봄날 ‘시인과 명상음악가가 나눈 영적 대화’를 옅들었다.》

나왕이 “송광사같은 훌륭한 절에서 한국의 훌륭한 시인을 만나 영광이었다”고 하자 류 시인은 “히말라야 산과 계곡의 풍광이 느껴지는 당신의 명상음악은 단연 독보적”이라고 말을 받았다.

“6, 7년전 미국에서 우연히 나왕의 ‘윈즈 오브 디보션(Winds of Devotion)’을 접했고 네팔에 갔을 때 시내 거리에서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그의 음악에 매료됐다. 동양전통을 담은 선율은 영혼을 건드리고 우리의 근원을 느끼게 한다” (류시화)

류 시인이 “네팔 카투만두의 허름한 여인숙에서 들었던 나왕의 음악을통해 티벳이라는 거대한 대지의 살아있는 떨림을 느꼈다”고 칭찬하자 나왕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나왕은 인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의 초청으로 ‘리듬 오브 피스(Rhythms of Peace)’ 앨범의 한국 발매와 콘서트를 갖기 위해 내한했다. 3일 지리산 목압마을에서 ‘작은 산골 음악회’와 5일 전남 보성군 죽산리 천봉산 대원사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종교 음악회’를 갖는다.

“한국 국민들과 석가 탄신일을 함께 하고 월드컵을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으로 달라이라마의 내한이 한국 불교의 발전과 종교 화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리듬…’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에게 1989년 헌정한 작품. 나왕은 내한 기념으로 타악 연주자인 김대환, 무용가 이애주 교수와의 공연 실황 음반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티벳 전통에 뿌리를 둔 현대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고요한 내면의 상태에 닿으려는 시도를 통해 ‘무음(無音)의 음(音)’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 그에게 음악은 자비와 평화가 넘치는 도구인 셈이다.

이 때문에 나왕은 사찰은 물론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미국의 교도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나눈다. “나는 음악이 진실되고 세계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같기 때문이다.”

나왕은 11년간 불교 승려로 살았고 사회적으로 불안했던 티벳을 떠나 인도 등지에서 30여년간 방랑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 후 호주에 정착한 그는 열 살때부터 접했던 음악으로 ‘평화의 전도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의 피아니스트 피터 케이터, 인디언 피리 주자인 카를로스 니카이, 일본 피리 주자인 기타로 등과 협연하는 등 총 7장의 음반을 냈다. 지난해 발표한 ‘인 어 디스턴트 플레이스(In A Distant Place)’ 등으로 미국 그래미상 뉴에이지 부문 후보에 세차례나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회가 되면 나왕과 ‘시와 음악이 어루어진 음반’을 함께 하고 싶다는 류 시인은 “티벳은 40년이나 중국의 지배를 받았지만 한번도 탄압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오히려 부당한 침략자의 행복을 기도하는 것으로 원수를 대신 했다”고 말했다.

나왕은 공연 직전에 항상 티벳에서 8세기경 지어졌다는 시를 읊는다고 한다. “우주공간과 시간이 존재하는 한 내가 남아 모든 생명체들의 평화를 위해 노래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음악활동 외에 자비와 사랑에 대한 워크숍 개최와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재단의 후원으로 티벳 승려의 수행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제작하고 있다.

“티벳 난민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나왕에게 잠시 연주를 해줄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즉석에서 작은 피리를 입에 물었다. 1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은은하면서 촉촉한 피리 소리는 미술관을 ‘명상의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류 시인은 “그의 연주를 들으니 지금까지 내가 한말은 소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시인과 명상 음악가는 “음악회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며 헤어지기 아쉬운 듯 조용히 합장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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