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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기독교 ‘움찔’…지구촌 정신세계 ‘제패’

법보신문

독일 잡지 ‘게오 비센’이 2002년 실시한 설문에서 현존 인물 중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3%가 달라이라마를 꼽았으며 교황은 14%로 2위에 그쳤다. 서구인들에게 있어 달라이라마라는 존재가 얼마만큼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설명>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투시타센터 내부. 남녀 쌍신상의 모습이 이채롭다.

최근 서구에서 불고 있는 티베트 열풍에 달라이라마의 인기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열풍이 달라이라마 개인의 독주로 이루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서구 불교계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 티베트 강원의 저력과 서구 학계에 축적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연구성과가 든든한 뒷받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50년 중국의 침공을 전후로 미국과 유럽 등지로 망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스님들은 현재 시베리아, 남미, 아프리카 대륙에까지 오대양 육대주를 종횡무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티베트 스님들이 진출하기 전부터 서구 학계에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학문적 토대가 마련돼 있었던 점도 티베트 불교가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800년대 말 서구 지식인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한 불교는 1950년대 이후 독립된 학문체계가 형성됐다. 대학을 중심으로 일군의 학문적 풍토를 형성한 티베트 불교학은 이후 티베트 스님들이 서구에 진출할 때 큰 저항감없이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1960년대 민주-공산 양극 이데올로기에 환멸을 느낀 미국의 젊은이들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기독교 우월주의 전통을 거부하면서 그들의 이상향을 티베트 불교에서 찾았다. 이러한 히피 세대들은 티베트 불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는데 그쳤지만 서구 대중문화계에 ‘티베트 불교’를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저변확대에 기여했던 것도 사실이다.
서구에 티베트 불교가 쉽게 수용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 종교라는 점에 있다.

달라이라마는 유럽 순방에서 “불교로 개종하지 마라. 당신들이 자신의 종교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당부할 정도로 타종교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한다. 티베트 스님들 또한 이러한 다원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서구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샴발라 센터의 경우 티베트 람림 수행법은 물론 참선과 위파사나, 아봐타 등 여러 수행법을 수용해 백화점식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티베트 불교의 강점인 ‘죽음관’을 특성화해 불교 호스피스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하는 한편 교도소 교화, 심리 상담(세라피스트)등으로 그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미국에만 1000∼1500개의 티베트 센터가 있으며, 독일에 400여개, 프랑스에 350여개, 이탈리아에 90여개가 설립돼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체 불교센터의 50∼60%에 육박하는 숫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활약하고 있는 파는 까르마파를 수장으로 하는 카규파이며 달라이라마를 수장으로 하는 겔룩파도 이에 버금가는 활발한 포교를 펼치고 있다. 카규파는 특히 16대 까르마파(1924∼1981)가 1940년대부터 런던 등 유럽 대도시에 센터를 마련해 해외로의 진출을 장려했기 때문에 해외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들 티베트 센터에는 매년 티베트의 린포체급 스님들이 방문해 재가 불자들에게 바른 수행법을 전달하는 한편 상담역을 담당한다.

티베트 본토와 다람살라,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을 통틀어도 600만명에 불가한 히말라야의 오지인들. 이들이 서구의 기독교 전통을 위협하면서 지구촌의 정신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