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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밀월 속 티베트 고립무원-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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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밀월 속 티베트 ‘고립무원’
印, 독립 단체 탄압…“중국 반대 시위 불가”
망명정부, ‘독립 않겠다’ 문서 中에 전달”
기사등록일 [2008년 06월 17일 화요일]
 
 
지난 3월 ‘티베트 독립 봉기의 날’을 맞아 열린 반중국시위를 진압하고 있는 인도 경찰. 사진=연합뉴스

티베트의 앞길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중국과 인도가 이른바 ‘친디아(Chindia)’로 불리는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60여 년간 친티베트 정책을 고수해왔던 인도 정부의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며 양국 사이에서 고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프라납 무케르지 외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한 지난 5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의 양국 장관 회담에서 “티베트인들이 인도 영토를 중국 체제에 반대하는 활동의 장으로 이용하는 어떤 행위도 불허하겠다”라고 밝혔다고 중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티베트 전문가들은 인도 외무장관의 이날 발언이 친티베트 정책을 고수해왔던 인도 정부가 노선을 갈아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정부는 1959년 인도 북부로 망명한 달라이라마를 받아주고 망명정부 수립을 허용하는 등 지금까지 티베트 독립운동의 후원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인도와 중국의 밀월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국제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졌고 마침내 지난 1월 만모한 싱 인도총리가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져 티베트 관계자들 사이에선 티베트 망명정부에 위기가 닥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티베트인들을 대하는 인도 정부의 표정이 급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0일 ‘티베트 독립의 날’을 전후해 다람살라 인근과 뉴델리 지역에서 ‘반중국 시위’가 벌어지자 인도 정부는 이례적으로 시위대를 강경진압해 논란이 일었다. 또 티베트의 실상을 알리겠다며 다람살라를 떠나 중국 티베트 자치구로 향하던 도보 대장정 시위대를 경찰 병력이 막아서며 저항하는 티베트인 100여 명을 연행한 사건도 달라진 인도 정부의 시각을 대변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티베트인들을 향한 인도 정부의 이런 강경기류는 최근에도 이어졌다. 지난 5월 27일 인도 경찰이 티베트 독립운동 단체의 책임자 5명을 체포한 것이다. 이들의 죄목은 ‘현지 주민의 안전을 위협한 혐의’였다고 인도 현지언론과 중국의 국제뉴스 전문사이트 귀지자이시엔(國際在線) 등이 밝힌 바 있다. 이날 체포된 사람들은 시짱청년대회 츠왕런쩡 회장과 시짱부녀협회 비츠런 회장 등이다. 자유시짱학생운동, 시짱전국민주당, 9·10·3운동 등 3개 조직의 관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이들은 ‘티베트 독립을 위한 도보행진 시위’ 중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망명정부와의 대화를 진행 중임에도 티베트 문제에 대해선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불교협회 티베트분회 주캉 투덩커주 7세는 3일 현지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티베트 독립시위는 달라이라마 집단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이라며 “이는 불교계의 좋은 이미지를 망치는 행위”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이날 “티베트 문제는 민족의 문제도, 종교의 문제도 아닌 국가 분열의 문제”라며 중국 당국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지난 8일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등반대에 속해 있던 티베트인 2명이 ‘티베트 청년회’ 소속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당국에 의해 감금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티베트 유혈사태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 이겨 티베트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중국은 지진구호를 이유로 다시 자리를 비운 상태다. 당초 11일로 예정됐던 달라이라마 특사와의 회담을 연기한 것이다. 망명정부 측은 현재 6월 말경 다시 날짜를 잡으려 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는 대다수 국제사회의 전문가들은 7월이나 돼야 회담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호주를 방문한 달라이라마는 12일 현지 언론들과의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안정을 지지하며 평화는 총이 아닌 마음으로 이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진으로 중단됐던 중국 정부와 망명정부의 대화가 다음 달에는 재개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11일 “중국 정부가 달라이라마 측과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하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티베트를 둘러싼 문제는 국내의 문제”라며 “서방국가들의 내정간섭을 반대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