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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에 대한 분노 , 한족은 이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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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에 대한 분노 , 한족은 이해 못해” 라싸서 티베트 사태 겪은 김현식씨 [출처 : 미디어오늘] 박근애 기자 ( pgaroot@gmail.com) 류수애상소조(柳樹愛上小鳥) / 소조애상류수(小鳥愛上柳樹) / 양인애정화해(兩人愛情和諧) / 응즉무극가승(鷹卽無隙可乘). 버드나무는 작은 새를 사랑하고 / 작은 새도 버드나무를 사랑하네 / 둘의 애정이 조화로와 / 매가 끼어 들 틈이 없다네. 시인으로도 이름을 떨쳤던 티베트 제6대 달라이 라마 챵양갸초(Tshangs-dbyangs-rgya-mtsho 倉洋嘉木磋, 1683~1706년) 가 남긴 이 시는 티베트 불교와 민중 사이에 끼어 들려하는 강대국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중국 유학파 한국인 가운데 몇 안 되는 티베트 연구가인 김현식(가명·40)씨가 최근 티베트사건의 진원지인 라싸를 빠져나오면서 떠올린 시이기도 하다. 30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국에 ‘농락’당하고 있는 처지가 여전하다는 느낌에 애조 띤 이 시가 떠올랐다고 한다. 인터뷰 사진은 김씨의 요구로 싣지 않는다. 김씨가 최근 라싸를 떠나올 때의 분위기도 살벌했다. “라싸에서 나오는 길에 몇 번이나 검문을 당했는지 모릅니다. 거리 곳곳에 경찰들이 깔려있었고, 한 쪽에서 통과해도 다른 쪽에서 처음부터 다시 신분증과 짐을 확인했어요. 여행길에 준비한 생수와 맥주도 일일이 마셔보게 한 뒤 통과 시켰습니다. 못 돌아오는 줄 알았습니다.” 김씨가 목도한 것은, 티베트 사람들의 시위가 있기 전에, 티베트인 거주지와 상점, 외국인이 머무는 곳의 문에 매어진 카닥(고승이나 고위 관료를 만날 때 그에 앞서 예의로 주는 흰 천)이다. 한족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숙소에는 카닥이 매어져 있지 않았고, 이것이 야유와 돌덩이 정도의 ‘원시적인 저항’의 표적이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 이집트 사람의 장남을 죽이면서, 자신들의 문설주에 어린 양의 피를 발라 표식으로 삼았다는 구약 속 유월절 신화랑 닮았다. 티베트의 현실은 신화처럼 베일에 가려져있다. 이번에 과연 몇 명이나 죽었을까. 김씨는 “200~300명이 죽었을 거라는 소문도 있지만, 현지에서는 최소 100명 이상의 티베트 장족 사람들이 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고 3000여 명이 수용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라싸의 티베트 장족 밀집 지역인 라오청취에서는 당국이 한 집씩 뒤짐을 해가며 동태를 파악했고, 숙박료가 싸 라싸 외곽에서 온 떠돌이 장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망자수는, 폭도에 의해 살해된 무고한 시민 13명,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경찰 3명 등 16명이어서 김씨의 주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티베트 사태의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감지됐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주위에서, 이번(베이징 올림픽)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티베트 사람들이 원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김씨는 “독립보다는 마오쩌둥이 티베트 장족에게 약속한 완전한 민족자치를 실현시켜달라는 것”이라며 “말은 소수민족을 우대하고 자치권을 준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소수 민족 언어와 문화를 말살하고 있고 상권도 한족이 다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족이 다수인 각종 정치 경제 사회적 단위의 위원회에서 공식 회의는 한어로 하고, 학교에서도 티베트어는 외국어 교과목처럼 가르치고 있으며, 주위와 어울리지 않게 10층이 넘는 고층으로 신축한 경찰서는 이번 사건 때 사진채증 등 ‘감시탑’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였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금과옥조처럼 이야기하는, “티베트가 독립된 역사는 짧았고, 원래부터 중국 영토에 속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티베트 사람들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김씨는 “티베트로 파견돼온 한 한족 공무원이, 자신은 티베트에 대해 우호적이며 불교신앙을 갖고 있는데도 한족이라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해, 한족이 침탈해온 티베트 역사를 이야기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의 반복이었다”며 “한족은 결코 티베트 문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얼마 전 서울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주축이 되어 벌였던 ‘난동’에 가까운 폭력시위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찾기 어렵다. 중국의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 싶으면 합리적인 비판도 순식간에 매국노의 소리로 변신한다. 티베트 독립의 독자를 꺼내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김씨는 “중국은 지금, 올림픽 열기로 과열돼 합리적인 비판을 수용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