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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나라의 무슬림 대통령

박물관
[기고] 힌두교 나라의 무슬림 대통령 ▲ 황상재 교수 유대교 신자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상당 기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가능한 나라가 인도다. 이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인도 대통령은 10억 인구 중 8억의 인구가 힌두교를 믿는 나라에서 힌두교와 가장 많은 대립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이슬람교 출신이다. 하지만 많은 인도인들은 그를 국가의 수장으로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내각책임제 하에서 인도의 국정을 이끌고 있는 총리 역시 인도에서 소수 종교인 시크교도 출신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파키스탄과의 크고 작은 전쟁을 경험했다. 파키스탄이 인도보다 먼저 핵폭탄 실험을 했을 때 인도인들의 경악과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이를 잠재운 사람이 인도 핵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현재 인도 대통령 압둘 칼람이다. 그는 서방세계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핵폭탄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파키스탄과의 핵폭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인도인들의 자부심을 한껏 고취시켜 준 핵물리학자 출신이다. 블루터번의 혁명가 ― 타임지가 선정한 2005년 100대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된 인도 총리 만모한 싱에 대한 머리기사다. 그는 누구인가? 인도 건국의 아버지 네루 총리의 딸이며 인도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인디라 간디 총리를 암살한 시크교도, 그 출신이다. 믿었던 시크교도 출신 경호원에 의하여 인디라 간디 총리가 암살된 이후 힌두교 폭도들의 시크교도들에 대한 방화와 살인은 힌두교인들과 시크교인 사이에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시크교 출신인 만모한 싱을 총리로 인정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는 1991년 라오정부 때 재정부 장관 출신으로 중앙 정부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그 당시 인도는 계속되는 재정적자로 파산일보 직전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재무장관에 취임한 이후 재정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독립된 이래 40년 넘게 지속되어온 인도의 사회주의 경제체제 근간을 변화시켰다. 현재 인도의 눈부신 경제발전은 재무장관 시절 그의 개혁적인 조치 하에 만들어 놓은 경제체제 변화의 과실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자신이 힌두임을 나타내는 이마의 점을 자랑스럽게 하고 다니는 인도에서 무슬림임을 나타내는 의복을 즐겨 입는 대통령과 시크교의 상징인 터번을 항상 쓰고 있는 총리. 이들은 인도에서 소수 종교출신이지만 인도인들은 종교라는 프리즘을 통해 이들을 보지 않고 압둘 칼람과 만모한 싱이라는 개인의 자질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에 자신들의 전문분야에서 각각 최고 정상에 올라갔으며 정치권에 입문해서는 대중적인 정치기반은 없지만 국가와 민족, 개혁 등 말만 먼저 앞세우는 일반정치인들과는 달리 실천이 앞섰다. 이들은 정치적 야망을 위해 자신들이 소속된 무슬림이나 시크교라는 특정 집단에 기대지 않고 인도 국익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소수종교 출신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자신들의 뛰어난 자질과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인도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른 종교와의 종교적 갈등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사회와 국가를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를 역사적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인도인들의 문화적 지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종교 간의 대립과 갈등이 미래 전망을 암울하게 하는 21세기에 인도를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상재 ·한양대 교수 · 언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