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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라싸의 비극

박물관
입력: 2008년 03월 16일 17:47:00 지난달 티베트 수도 라싸에 들렀을 때다. 이번 티베트 유혈 사태의 진원지인 조캉사원에 도착했을 때 사원 앞은 오체투지(온몸을 땅에 대는 티베트 전통 불교의 예불 방식)를 하는 티베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오체투지로 사원에 도착해 그들이 번 돈을 모두 바치며 내세를 기약하는 것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 포탈라궁에 들어갔을 때다. 포탈라궁은 서기 7세기 티베트 통일국가인 토번국을 세웠던 송젠 감포가 당나라 문성공주를 아내로 맞으면서 새롭게 지은 건물이다. 포탈라궁을 경계로 라싸 시내 동쪽에는 티베트족이, 서쪽에는 내륙에서 건너온 한족들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티베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집무실과 거처인 동시에 역대 달라이 라마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발 3650m의 고산지대인 라싸에서 높이 115m나 되는 건물을, 티베트 전통건축의 특징인 ‘희미한 어둠’을 뚫고 숨가쁘게 걸어올라갔다. 티베트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 집무실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형상(의자에 달라이 라마의 옷을 입혀놓은 것)을 보고 열심히 기도를 드린다. 그 다음에는 흰색 스카프로 진심과 순결함을 뜻하는 티베트 전통 예물인 ‘하다’를 달라이 라마 형상 쪽으로 던졌다. 돈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무력 항쟁을 벌이다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인도 북부지방으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운 뒤 50년 가까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달라이 라마에 대한 티베트 사람들의 존경심은 여전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티베트 사람들의 한족에 대한 반감도 상당했다. 직접 만난 티베트 사람들은 “내륙에서 한족들이 몰려와 우리의 일자리를 뺏거나 그저 개발이나 돈벌이만 생각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족인 한 운전기사는 중국 중부지방인 안후이성에서 건너와 7년째 라싸에 살고 있었다. 그는 “우리는 티베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티베트 사람들은 우리를 상대해주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것은 50년 10월.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전쟁에 쏠려 있는 사이에 대규모 병력이 해발 5000m가 넘는 쿤룬산을 넘어갔다. 인민해방군 진주 이후 티베트는 자주권이 사라지고 자치구라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60만명의 대규모 병력이 티베트 일대에 주둔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본 티베트 사람들은 대부분 현실에 순응하면서 안주하는 모습이었다. 50위안권 중국 돈 뒷면에 포탈라궁이 들어가 있듯이 티베트는 이미 중국의 일부로 굳혀지고 있었다. 불만은 있지만 속으로만 삭일 뿐 말하기조차 꺼렸다. 그러나 이번 유혈사태는 이런 불만이 밖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중국이 힘에 의한 통치에만 의존할 경우 유혈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그동안 추진하다 중단된 달라이 라마와의 협상 재개를 먼저 고려해봄직하다. 〈 홍인표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