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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의 ‘살아있는 부처’ 아잔 간하

하얀연꽃

 

타이의 ‘살아있는 부처’ 아잔 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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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찾아왔느냐며 머리를 쓰다듬으니
 1분 동안 얌전히 있다가
 갈 때가 됐으니 이제 가라고 하니 
 조용히 물러나
 
  자기 자신이 없다는 걸 아는 것이 깨달음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고 ‘지금’으로 돌아온다면
 깨달음은 더 가깝고 더 쉬워
 
 마음을 통제하고 조절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
 
 깨달음의 최고 경지에 오른 아라한이냐고?
 차라리 길가의 닭에게 물어보시지...”
 
 초등 4학년이 학력의 전부
 20살 때 출가해 수십년 동안 숲 속에서 탁발 수행
 사탕 등 던져주며 신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
 
  25일부터 열리는 세계명상대전 명상 지도 위해 한국 와 

 

 
밤하늘에 별이 가득 차 있다. 은하수가 서쪽 하늘에서 풍요하게 흐른다. 고요하다. 스님의 인자한 미소가 숲속 사찰의 법당을 가득 채운다. 평온하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요?” 스님께 물었다. 스님은 답한다. “행복은 고통에서 옵니다.” 어렵다. 행복이 고통에서 오다니…. 
 “고통이 없으면 고통을 모릅니다. 고통을 알아야 고통을 푸는 길이 생깁니다. 그 길을 이해하고, 풀어가는 과정은 깨달음의 과정과 같습니다. 고통을 극복하거나 변화시키려 하거나 더 나은 것으로 만들려 하지 말고, 도피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고통과 직면하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러면 행복이 옵니다.” 
 다시 물었다. “그럼, 고통이 없으면 행복이 없나요? 고통과 행복은 하나인가요?” 
 “고통이 없으면 지혜도 없어요. 그러니 고통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반가운 것입니다.”
 타이의 ‘살아있는 부처’로 불리는 고승 아잔 간하(66)의 법문은 정겹게 다가온다. 지난 3일 아잔 간하는 자신을 인터뷰하러 온 기자에게 푸짐하게 사탕을 던지며 축복을 한다. 사탕이 온몸에 뿌려진다.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는 은둔의 스님이다. 오랫동안 숲 속의 사찰에서 은거하며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붓다의 가르침을 수행하여 최고의 경지에 오른 ‘아라한’으로 불린다. 더 이상 배우고 닦을 것이 없어 무학(無學)의 단계이다. 그가 머물고 있는 사찰은 방콕에서 동북쪽으로 250㎞에 자리 잡은 카오야이 국립공원 기슭에 있다. 그는 명상 수행 도중 자신을 공격하는 거대한 킹코브라를 마치 어린아이 다루듯 해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전설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9m짜리 코브라가 달려들었나요?” 
 스님은 부드럽게 웃는다. “과장된 이야기입니다. 20년 전 치앙마이 인근의 사찰 부근 숲 속에서 제자 3명과 함께 깊은 명상에 들어갔어요. 오후 7시쯤이었는데 굵기가 어른 팔뚝 두 배 쯤에, 길이가 5m되는 킹코브라가 다가왔어요. 뱀에게 물었어요. ‘나를 찾아왔느냐?’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그러니 킹 코브라가 1분가량 얌전히 있었어요. 마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갈 때가 됐으니 이제 가라’고 하니 물러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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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코브라가 무섭지 않았나요?” 
 “뱀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안 무서웠어요.” 
 “왜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마음을 넓게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계속 물었다. “똑같은 대상을 두고 누구는 뱀으로 보고, 누구는 친구로 보는데 차이가 뭔가요?” 
 “자기 자신에 대한 깨달음이 있고, 없고 차이입니다.” 
 “자신에 대한 깨달음이라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깨달음인가요?” 
 “깨달음이라는 건 자기 자신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아!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이 뭔지 가까이 가고 있다.
 “내가 없어지면 왜 깨달을 수 있나요?”.
 “내가 없으면 깨달음이 있고, 내가 있으면 깨달음은 없어요. 옷을 벗어야 해요. ‘나’라는 옷을. 당신이 자신이라고 여기는 자아감이 사라져야 해요. 그것은 자아라는 환상입니다. 그런 감각이 사라지면 비로소 행복감과 평화가 옵니다.”
 “그럼 깨달음은 뭔가요?” 
 “일단은 자신을 먼저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뭘 해야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해요. 그러면 그 다음에는 더 높은 차원의 내용을 알게 됩니다. 깨달음이란 개념은 너무나 멀다고 느껴지고, 더 많이 읽을수록 더 멀게 느껴지곤 해요. 하지만 우리가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고 ‘지금’으로 돌아온다면 그것은 더 가깝게 느껴지고 더 쉬워지며, 우리는 모든 고통을 쉽게 소멸시킬 수 있는 길을 알 수 있어요.”
 “어떤 노력을 해야 깨달음에 이를 수 있나요?”
 “쉬운 건 아닙니다. 쉬운 것 같으면 다 성자가 됐겠죠. 부처님은 편안하게 숨 들이마시고, 내쉼으로써 마음을 이완시키는 법을 가르쳐주셨죠.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흥분시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가 아니고, 그저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마음을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것, 출생, 노화, 질병, 사망, 칭찬, 질타에 끼어드는 게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의무는 그저 편안하고 평화롭게 숨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일 뿐입니다.”
 더 이상 못 참고 물었다. “스님은 깨달으신 아라한이신가요?”
 “차라리 길가의 닭에게 물어보시죠. 당신이 아라한인가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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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10남매를 둔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10살에 큰 형님의 죽음을 보고 스님이 되기로 작정하고 20살에 출가했다. “스님이 되면 윤회의 위험에서 벗어나 고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4년 정도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타이의 불교 대선사였던 아잔 차의 조카이자 제자로 수십년 동안 숲 속에서 탁발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지금은 행복하신가요?” 
 “번뇌는 없어요.”
 아잔 간하는 타이의 재가 신자들에게 ‘루앙 포 야이(최고의 스님)’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찰에 찾아오는 신자들과 격의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탕이나 음료수, 바나나 등 먹을 것을 시원하게 던져준다. 갖고 있는 것은 아낌없이 나눠야 집착이 없어진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는 25일부터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3박4일간 열리는 세계명상대전에서 명상 지도를 위해 처음 한국에 온다. 특히 26일 오후 2시부터는 동양의 참선을 서양에 전파한 호주의 고승 아잔 브람(65)과 한국 간화선의 대표적 선승인 혜국스님(68)과 ‘무차(無遮) 대회’를 벌인다. ‘무차 대회’는 스님과 재가 신자, 남녀노소가 구별 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법문을 듣고 토론하는 불교 특유의 토론장이다. 스님들의 법력을 서로 겨루는 각본없는 ‘진검 승부’를 통해 수십년 동안 수행한 도력을 대중 앞에서 가감 없이 내보이는 귀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마련한 각산 스님(참불선원장)은 “세계적인 명상의 고승들이 ‘깨우침의 방망이’를 힘껏 휘둘러 대중들에게 수행과 명상에 대한 환희심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남키오(타이)/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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