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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야할 필요 없는가

하얀연꽃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등록 : 2015.03.27 19:09수정 : 2015.03.28 15:26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내 연구실에서 정현채 교수를 만났다. ‘죽음학 전도사’를 자처한 그는 종교학과 의학의 전례 없는 학문간 협동을 통해 죽음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벌이고 있다. 사후세계와 윤회를 믿는 그에게 죽음은 “꽉 막힌 돌담 벽이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열린 문”이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이진순의 열림
‘죽음학 전도사’ 정현채

예전에는 서울에도 군데군데 무덤이 흔했다. 내 어릴 적 뒷동산 소나무 숲에도 무덤 세 기가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 화장실에 나온다는 귀신 얘기에 꺅 소리를 지르며 옷도 못 추스른 채 도망갈 만큼 겁이 많았지만, 뒷동산 무덤들을 무서워하진 않았다. 그 시절엔 봉분이 지금보다 컸던 걸까, 우리가 워낙 작아서였을까. 세 개의 무덤을 각자의 레인 삼아 올라타고 누가 더 잘 나가는지 미끄럼 내기를 하며 놀았다. 나중에 자라서 “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데 동그란 무덤들 외롭지 않으이…” 하는 박두진의 시 <묘지송>을 읽고는 어린 시절 나의 ‘무덤 놀이터’가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그러나 도시재개발과 함께 죽음도 수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무덤이 있던 곳엔 고층아파트가 들어섰고 이제는 아무도 대문에 조등(弔燈)을 달지 않는다. 도시는 번성하고 수명은 늘었지만 사람들은 기를 쓰고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며 산다. 죽을 기미가 보이는 사람들은 황급히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되고 호스를 주렁주렁 단 채 기계음과 함께 죽어간다. 죽음은 삶으로부터 격리되어 있고 싸워 이겨야 할 적(敵)이며 공포의 대상이다.

 

정현채를 만든 시간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임종기 환자의 고통만 가중시키는 일들

 

죽음이 낯설어진 세상에서 다시 죽음을 생각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2005년 결성된 한국죽음학회는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라는 표어 아래 ‘잘 죽는 법’을 화두로 제기하고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2010), <죽음맞이>(2013) 같은 책도 펴냈다. 그 중심인물 중의 한 사람, 정현채(60) 교수는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의사이다. 의대 강의 외에도 전국 방방곡곡 260회 이상 죽음에 대한 강연을 하러 다녀 ‘죽음학의 전도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 이후엔 무엇이 있을까. 잘 죽기 위해선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난 16일 찾아간 그의 연구실은 병원 본관과 장례식장 사이,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다는 아담한 2층 벽돌건물 안에 있었다. 소나무 아래 붉은 벽돌이 봄볕을 받아 따뜻했다.

 

1층 그의 연구실 앞에는 ‘간 연구소’란 현판이 붙어 있었다. 자료로 빽빽한 방 안은 언뜻 보아 여느 연구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일반 의학 서적들과 별도로 나지막한 책꽂이에 죽음과 관련된 서적들이 2단으로 쌓여 있고, 죽음과 관련된 영화 디브이디(DVD)들이 차곡차곡 모아져 있는 걸 제외하고는. 자세히 보니 화이트보드에 이번달치 강연 일정이 촘촘했다. ‘영화를 통한 죽음 이해’, ‘웰빙과 웰다잉’, ‘근사체험’(近死體驗: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체험) 같은 강의 제목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구실이라고 해서 ‘죽음연구소’나 ‘웰다잉(Well-dying) 연구소’ 같은 곳에 계실 줄 알았는데 ‘간 연구소’여서 좀 의외였다.(웃음)

 

“소화기내과와 같은 건물 3층에 뇌신경센터가 있는데 내가 몇 년 전부터 생각한 것이, 그 입구에 ‘사람은 한번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서 반드시 죽는다’ 이런 간판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거다. 아예 병원 입구에 세우면 더 좋고. 내가 강의할 때는 그런 걸 만들어 세우자고 보여주곤 하는데, 실제로 세우면 어떻게 되겠나? 집행부에서 바로 떼 가 버릴걸….(웃음)”

 

-그러니 여기다 ‘죽음연구소’ 이렇게 써 붙이면….

 

“(손사래 치며) 아이고!(웃음)”

 

-의사들부터 그렇게 죽음을 터부시하니, 일반인들은 더더욱 죽음이 낯설고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죽음이 학문의 한 영역이 된 게 언제부터인가?

 

“1960년대,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죽음학을 표방하고 처음 강의를 시작한 걸로 안다. 타나토스(thanatos)가 그리스어로 죽음이란 뜻인데 타나톨로지(thanatology)라고 해서…. 일본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생학(死生學) 혹은 생사학(生死學)이라고 불리는데 도쿄대학 같은 데는 ‘사생학연구소’가 따로 있다.”

 

-한국죽음학회 이사로 계시는데 학회 구성원들은 어떤 분들인가?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한국학과)가 회장을 맡고 있고 철학, 종교학, 의학, 간호학 등 회원들의 전공이 다양하다.”

 

-죽음을 주제로 한 학문간 협동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종교학과 의학의 만남은 전례가 없는 것 같다.

 

“전례가 거의 없을 거다. 의학 하는 사람들은 죽어가는 사람을 많이 보지만 죽음에 대해서 별로 얘기를 안 하고, 종교학이나 철학은 죽음에 대해 얘긴 많이 하지만 실제 죽음을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으니까. 이론과 현장 사이의 괴리를 좁혀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만들자는 게 우리의 지향이다.”

 

-요즘 미디어에서 ‘명의’(名醫)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죽어가는 환자를 어떻게든 살려내는 영웅으로… 환자의 기계장치에서 ‘삐~’ 하고 신호곡선이 끊기다가 다시 ‘뚜뚜뚜~’ 하고 바늘이 움직이면 와! 하면서 감동적인 음악이 좍 깔리고…(웃음) 그런데 그 이후 환자가 얼마나 잘 살았는지, 가족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왕자와 공주의 결혼식 장면에서 끝나는 동화처럼.

 

“환자의 사망을 의료의 패배로 여기는 의료진들이 많으니까. 실제로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기도삽관 과정에서 치아가 부러지고 성대나 인두를 다쳐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라도 해서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해야 하지만 임종기 환자한테는 고통만 가중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

 

-환자 자신은 의사표현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겠다.

 

“환자 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을 잃는 걸 자신의 실패로 여긴다. 얼마 전 지방에 있는 어느 의사가 내게 메일을 보냈는데 자기 어머니가 90살에 심근경색이 와서 부랴부랴 앰뷸런스로 옮기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돌아가셨다고. 그 뒤 후회와 자책감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왜 자책감을 느끼나?

 

“빨리 모시지 못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다섯 장짜리 긴 답장을 써서 보냈다.”

 

-뭐라고 쓰셨나?

 

“죽음은 꽉 막힌 돌담 벽이 아니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열린 문이라고. 이게 단순히 믿음의 문제가 아니고 이걸 뒷받침해주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있다고. 죽음 근처까지 갔다 온 근사체험이나 삶의 종말체험을 보면 충분한 근거들이 있다고.”

 

-사후세계를 믿으시나?

 

“내 의대 2년 선배도 똑같은 질문을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건 실재할 뿐만 아니라 장엄하고도 장대한 세계입니다’라고. 너무나 많은 증거들이 있기 때문에 없다고 말하기 곤란하다.”

 

그는 미리 복사해 둔 논문과 자료 몇 편을 우리 일행에게 한 부씩 건넸다.

 

2005년 결성 ‘한국죽음학회’ 주도
죽음 주제 전례없는 학문간 협동
“환자 사망은 의료 패배 아냐
죽음은 돌담벽 아닌 열린 문
장엄하고도 장대한 또다른 세계”

 

나이 오십 앞둔 10여년전 관심
죽음학 연구서 <사후생> 탐독
“육신 벗어나면 에너지체로 존재
이 생은 ‘윤회’의 신병훈련소
삶의 유한성 절감 긍정적 영향”

 

죽은 남편을 만난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정현채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88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 내과의사로 많은 환자들을 만나왔다. 그는 여느 의사들처럼 생물학적 죽음관과 실증주의 과학교육에 충실한 의학자였다. 말기암 환자도 많이 봤지만 죽음을 자신과 연결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10여년 전, 나이 오십을 바라보며 문득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쳐들기 전까지는. 왜 딱히 그때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그 몇 해 전이니 그 때문이라 하기 어렵고, 건강에 특별히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종교적 관심은 아니었나?

 

“아니다. 종교적 교리나 문화적 전통에 의한 믿음이 아니고, 실제로 팩트가 뭔지, 죽음에 임박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다. 그때 아내가 내게 선물한 책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쓴 <사후생>(死後生)이라는 책이었다.”

 

취리히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퀴블러 로스 박사는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의 근사체험과 삶의 종말체험을 관찰하고 연구해서 20여권의 저서를 발표한 죽음학 연구의 대가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100대 사상가에 꼽힐 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퀴블러 로스가 근사체험자들의 증언을 분석해 <사후생>에서 주장하는 것은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라는 것이었다.

 

-근사체험자들이 말하는 게 뭔가?

 

“정신과 전문의 김자성 선생이 번역해 소개한 <사후세계의 비밀>(마이클 팀 저)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온다. 임종을 앞둔 어떤 할머니가 오랫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어느 날 예기치 않게 의식이 돌아와서는, 30년 전 죽은 남편이 아침에 와서 ‘오늘은 저승 갈 날이 아니나 사흘 뒤 떠난다’고 말했다는 거다. 그러곤 할머니를 돌봐주던 간호사의 죽은 남편이 전하는 말이라고, 부부만이 알던 어떤 사실을 이야기해줬다고 한다. 실제로 할머니는 이 말을 남기고 다시 혼수에 빠진 뒤 사흘 뒤 세상을 떠났다.”

 

근사체험은 이제 의학의 한 연구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권위 있는 의학전문학술지 <랜싯>(Lancet)에 2001년에 실린 연구를 보면 네덜란드의 여러 병원에서 심폐소생술로 다시 살아난 344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18%인 62명이 근사체험을 했는데 자신이 죽었다는 인식(50%), 긍정적인 감정(56%), 체외이탈 경험(24%), 밝은 빛과의 교신(23%),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지와의 만남(32%), 자신의 생을 회고함(13%) 등이 공통된 체험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떠나간 사후세계에선 어떤 일이 펼쳐진단 말인가?

 

“우리가 죽어서 육신을 벗어나면 진동하는 에너지체로 존재하는데 그 주파수에 따라 비슷한 에너지체끼리 모인다.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에너지체는 그것끼리, 증오와 질투로 살아온 에너지체는 또 그것끼리…. 절대적 심판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에너지체 스스로 천국과 지옥을 만드는 셈이다. 그러나 그 구분은 보상과 징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온 과정을 돌아보고 새로운 영적 진화를 도모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윤회를 인정하나?

 

“그렇다. 윤회론은 불교나 힌두교의 전유물이 아니고, 미국이나 서구에서 오히려 연구가 더 많이 됐다. 우리는 미국이 건국되기 전부터 얘기를 해왔는데, 연구도 하지 않고 데이터도 없고. 아마 앞으로 미국 가서 윤회로 박사학위 받고 오는 사람도 생길 거다.”

 

-거듭되는 윤회에서 그럼, 이 생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아주 빡센 신병훈련소라고 할 수 있다. 비물질계에서는 비슷한 주파수를 가진 영혼들이 모이지만 지상에서는 주파수가 전혀 다른 사람들과도 봐야 하고, 그렇게 부딪히는 삶의 경험을 통해서 영적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사후세계나 윤회를 인정한다면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컴퓨터가 이리저리 바이러스 먹고 자꾸 오작동하면 아예 리셋(reset)해서 초기값으로 돌려놓고 싶어지지 않나? 누군가가 ‘나는 이 생이 너무 괴롭고 힘들어 빨리 마감하고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고 한다면?

 

“우리의 삶을 ‘빡센 신병훈련소’라고 했는데, 그 과제가 힘들다고 그만두는 건, 학교에서 월담해서 뛰어나가는 거랑 똑같다. 그럼 어떻게 되겠나? 다시 들어와서 또 해야지. 초등학교 1학년 때 구구단 외다가 싫다고 나가버리면 다시 돌아와서 처음부터 또 구구단을 평생…. 그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나? 다음 단계 올라가서 인수분해도 배우고 계속 성장을 해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감이 확 온다.(웃음)

 

 

인생은 빡센 신병훈련소, 사랑하고 감사하라

 

-이런 영적 세계를 과학으로 증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주목할 만한 학술논문들이 나왔다고는 해도 많은 부분은 여전히 신비가들의 주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다 입증할 수 있을까? 현대과학의 적용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오히려 과학자로서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물질계를 측정하는 잣대를 비물질계에 들이대는 건 타당하지 않다.”

 

-사람이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로 삶을 산다면 뭐가 달라질까?

 

“나 같은 경우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선 삶이 유한하다는 걸 절감하게 되니 늘 만나는 전공의나 자식들한테도 뭐 덕담이라도 한마디 더 해주고 싶어지고. 아침마다 전공의들이 발표를 하는데 어떤 때는 암만 봐도 뭐 별로 잘한 게 없는 거 같은데….(웃음) 꼼꼼히 보면 장점은 늘 있더라.”

 

-예를 들면?

 

“슬라이드 바탕을 흰색으로 해서 아침에 조는 사람을 적게 했다든가…(웃음) 그리고 주변에 고맙다고 인사해야 하는데 못한 거 있으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고. 얘기하면 그 사람은 벌써 잊어버린 경우가 흔하지만.(웃음)”

 

정현채는 아직 정년이 5년 남았지만 4년 전부터 자신의 연구실 비품이나 자료를 학교의 의학역사문화원에 기증해 오고 있다. 매년 다섯 번 헌혈을 하고 원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강의노트를 복사해준다. 장기기증서약서와 유언장, 자신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 기도삽관이나 연명의료를 하지 말라고 사전의료의향서를 써두었다. 자신의 장례식에서 쓸 음악을 90여곡 모아놓고, 수의 대신 무명 평상복을 입혀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는 사전장례의향서도 써 두었다.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이란 책을 쓴 미국 의사 아이라 바이오크는, 죽기 전 해야 할 일 네 가지를 제시한다. ‘사랑해요, 고마워요’라고 말할 것, 용서를 하고 용서를 구할 것, 작별인사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기란 쉽지 않다.

 

2010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소가 ‘죽음의 질’을 조사한 것을 보면, 한국은 40개 나라 중 32위로 우간다보다 한 등수 위이다. 1위를 차지한 영국과 비교할 때 한국은 시티(CT)나 엠아르아이(MRI) 같은 고가의 장비는 3~4배나 많으면서 임종기 환자의 진통 완화를 위한 모르핀 사용량은 영국의 10분의 1이다. 전국의 호스피스 병상 수는 900여개에 불과하다.

 

-내 가족이 죽음을 맞이할 때 아름다운 임종을 도와주기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은 뭔가?

 

“임종을 앞둔 사람에게 끝까지 유지되는 감각이 청각과 촉각이다. 의식이 없어 보이더라도 손을 꼭 잡고 할 얘기를 다 하는 게 좋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못다 한 이야기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수의 환자들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과 격리된 채 임종을 맞는다. 2013년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임종기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권고안을 채택했지만 아직 법안은 국회를 표류하고 있다. 가족과 따뜻한 작별인사라도 하고 떠나려면 죽기 전 해야 할 일이 많다.

 

녹취 함규원(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이진순 언론학 박사
▶ 이진순 언론학 박사. 전직 교수. 살림하고 애 키우는 오십대 아줌마이자 공부하고 글 쓰는 열혈시민이다. 서울대 사회학과와 럿거스대 커뮤니케이션스쿨을 졸업했다. 미국 올드도미니언대학 조교수로 인터넷 기반의 시민운동을 강의했고 그 전에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다큐멘터리 작가로 다양한 인물을 취재했다. 세상의 새 지평을 여는 ‘열린 사람들과의 어울림’(열림)을 격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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