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조찬 기도회를 가진 데 대해 '신형대국관계'를 거듭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관영 신화통신은 6일 '달라이 라마로 인해 중미 신형대국관계 건설을 훼손하지 말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했다.

통신은 "미국이 5일 다시한번 '골칫거리 제조기'라는 이면을 드러냈다"며 "잘못된 행위는 중미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일정부분 훼손시킬 수 있는 것으로 신형대국 관계를 구축하는 길에 돌 덩어리 하나를 버린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 2011년, 2014년 3차례에 걸쳐 달라이 라마와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회담을 갖는 형식으로 만났으나 이번에는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를 '좋은 친구'라고 소개했으나 이후 배정된 테이블이 다른 탓에 개인적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논평은 "달라이 라마는 전형적인 정치적 도피자로 티베트 독립 세력의 '두목'이다. 그는 수십년동안 외국 세력과 중국 분열 세력에만 의존해 티베트 독립을 모의해왔으며 최근 티베트 지역에서 약탈 및 폭력 행위를 계획하고 장족(티베트족)을 선동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외국 정부가 어떤 명분과 형식을 빌어 달라이 라마와 만나는 것, 누구라도 티베트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하고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논평은 미국 등 서방 세력을 겨냥한 듯 "일부 국가가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스스로 실명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 발전이라는 대국적 관점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은 지난 60년동안 달라이 라마라는 패에 심취해 중국을 분열시키려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국제관계는 경제적 관계를 따라가고 있다"며 "미국이 달라이 라마와 함께 티베트 독립 문제로 중국을 방해하려는 근본적 목적에 달성하지도 못한 채 중미신형대국관계 구축의 길에 장애물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21세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20세기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데, 미국이 달라이 라마와 하나로 묶이는 것은 중국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며 "스스로 양국 신뢰관계를 걷어내는 것이자 신형대국관계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논평은 "미국이 중국인들의 마음에 '못'을 박는 행위는 양국 정치적 신뢰와 대국관계 구축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오늘 이후로 미국은 전반적인 국면을 고려하고 득과 실을 분명하게 따져 올바른 외교적 길로 돌아라가"고 충고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미국 측은 티베트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양속대로 행동해야 한다"며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이익과 민족 감정에 관련된 것인 만큼 어떤 나라도 티베트를 핑계로 중국의 내정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 기도회에서 달라이 라마를 향해 "좋은 친구에게 특별한 환영을 하고 싶다"며 "그는 열정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는 매우 훌륭한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두 손을 모아 인사한 후 손가락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사인을 보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같이 두 손을 모으고 답례를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