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티벳박물관:: 한국의 작은 티벳! >자유게시판

임종 환자 어떻게 도울 것인가?

[조인스 블로그] 입력 2014-10-02

죽음은 삶의 과정에서 겪는 마지막 경험이자 가장 귀중한 시간입니다. 티베트불교에선 임종의 순간에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의 내세가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내세가 있는 지 없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삶에서 죽음만큼 중요한 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죽음은 모두들 처음 겪는 경험이다 보니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사실 잘 모릅니다. 그래서 다른 것을 배우듯이 임종을 맞이하는 법도 배워야 되겠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사람의 죽음을 돕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새로 태어났을 때 우리가 무력한 존재여서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았던 것처럼 죽어갈 때 역시 자신을 돌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임종 순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요?

죽어가는 사람이 원하는 건 역시 살아있는 사람이 원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바로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실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내가 의정부에 있는 호스피스센터에서 실습을 할 때입니다. 그곳 의료원장과 함께 회진을 도는데 그가 어느 환자 앞에 이르렀을 때 내게 이렇게 소개를 했습니다.

'이 분이 우리나라 토목계의 권위자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시공에 참여했던 공사 몇 가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환자가 겸연쩍어 하면서도 얼굴에 만족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임종의 순간에 자신이 삶을 잘 살았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 누가 그걸 긍정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죽어가는 사람을 영적으로 돕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에게 희망을 주는 일과 용서를 발견하게 하는 일입니다. 우선 그가 잘한 것들을 상기하게 해야 하고 자신의 삶이 건설적이었으며 행복했다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두 가지를 보증하는 언질을 듣고 싶어 합니다. 첫째, 그가 죽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싶습니다. 둘째, 그가 죽은 이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잘 지낼 수 있으며 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장담받고 싶어 합니다. 죽어가는 사람은 생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완수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어떤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을 붙잡고 죽으면 안 된다며 울고 불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정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입니다. 삶을 마무리하지 못한체 떠나야 하는 망자가 괴로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종을 앞둔 분들이 볼 수는 없어도 들을 수는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환자의 앞에서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죽는 순간 마음의 상태도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죽어가는 사람이 그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죽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는데 어떤 사람이든 지금 사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누구나 그 사람이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 죽기 마련입니다. 살아 있는 지금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죽음의 순간에 그리고 죽음 이후에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최근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신문을 비롯한 매체에서 은퇴준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여러 정보가 기사화되고 있습니다.그러나 그 중에서 핵심은 역시 죽음 준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죽음 준비를 할 수 있다면 은퇴 준비는 끝난 것과 다름 없습니다. 죽음을 인식하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깨우침을 얻기 때문입니다.

백만기 eggtree@daum.net

자유게시판

스킵 네비게이션

유틸메뉴

메인메뉴

하위메뉴

자유게시판

본문 내용

임종 환자 어떻게 도울 것인가?

임종 환자 어떻게 도울 것인가?

개인정보취급방침

저작권표시, 주소 및 연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