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에 위치한 포탈라궁 / 사진=니투닷컴]
그들 자신은 '뵈'라 부르는 '티베트'
티베트 현지인들은 '티베트 혹은 티벳(Tibet)'이란 말 자체를 거의 알지 못한다. 이는 티베트를 여행해 본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땅을 '뵈', 또는 '뵈빠'라고 부른다. 티베트는 영어 'TIBET'에서 온 말이다. 현지 언어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디서 온 것일까?
티베트뉴스 전문매체 '아이러브티베트'는 9일 '티벳과 티베트, 어떤 표기가 옳은 지와 '뵈'와의 연관성'이란 제목으로 이를 깊이있게 다뤘다. 우선 티베트란 말은 실제 티베트인들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고유명사라는 점이 이 기사에서 주목을 끈다. 기사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영어 '티베트'는 고대 아랍어의 '투베트(Tubatt)/티바트(Tibat)'에서 유래한다.
이는 고대 토욕혼 사람들이 투르크-몽골어 방언으로 토판/토푸트라고 부르던 것이 교역을 통해 아랍으로 전해진 것이다. 중국인들은 7세기경 고대 티베트 제국을 토착의 야만인이라는 뜻으로 '토번'(土蕃, 중국어 발음 '투판')이라고 한자 표기를 했고, 이후 10세기경 토번(吐蕃)이란 한자어로 정착됐다.
이런 경우는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코리아라 부르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 마디로 현지 언어가 근간이 된 게 아니라, 외부인들이 자신들 마음대로 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1734년 프랑스인에 의해 제작된 중앙 아시아 지도. 이 지도에서는 당시 티베트를 지칭하는 이름인 '뵈'를 '티베트의 제국'이라고 표기했다. / 사진=위키피디아]
"나라마다 다르게 부르는 이름들"
영어권 외 사람들은 티베트를 어떻게 부를까?
우리의 경우 1931년 4월 24일 동아일보 기사에선 ‘티베트’로 표기하고 1956년 2월 11일 경향신문이 보도한 문교부의 외래어 지명 표기례에는 '티벹'으로 썼다. 이후 다시 '티벳'으로 변경되었다가 현재 외래어 표기법에는 '티베트'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종합해 보면, 언론과 출판계 등 공식 표기법에서는 '티베트'가 주를 이루고, 개인들은 '티벳'이란 이름을 선호하고 있다. 물론 실제 영어 발음은 '티벳'에 가깝다. 이는 최근 1년 간 네이버 조회에서 '티베트'의 2,795건보다 '티벳'이 4,773건으로 훨씬 많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른 언어권에서 독일어 '티비트', 프랑스어 '티베', 일본어 '티벳또', 중국 '시짱'(西藏) 또는 '짱'(藏), 스페인어 '띠베~트', 이탈리아어 '띠벳틋' 등으로 부른다.
"네이버는 '티베트'와 '티벳'을 구분한다?"
또한 이 기사는 인터넷 포털 검색 시장의 약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네이버는 ('티베트'로 검색했을 때) '티벳'이란 주제의 뉴스나 웹사이트 및 블로거의 글을 검색 결과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통은 동의어나 유의어 검색이 가능한 '똑똑한' 네이버가 티베트에 대해서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반대로 '티벳'이라 검색하면 '티베트' 내용이 아주 일부만 나온다.
이어서 이 기사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티베트로 할 지, 티벳으로 할 지는 개인 판단의 문제다. 그러나 무엇이라 부르든, 그들의 정체성이 담긴 '뵈'라는 티베트인들의 고유언어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